제2장 재테크의 필요성 - 2) 지금 버는 돈을 혼자 다 쓰시려구요?

 

 

 

‘자본주의 체제에서는 물가가 계속 오르니 현금만 가지고 있으면 안 된다는 말이군요.

그런데 누가 현금을 저금통에 넣어서 보관합니까?

은행 예금에 넣어두면 금리가 물가상승률만큼은 나오니까 그것으로 충분한 거 아닌가요?’

 

물론 아니죠.

왜 재테크가 선택이 아닌 필수이지, 더 깊이 알아보겠습니다.

저성장시대, 노동시장 유연화, 평균수명 증가.

이 세 단어만으로, 당장 재테크를 시작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할 수 있습니다.

경제 성장률이 둔화되면서 급여 상승 속도는 느려지고 있습니다.

과거처럼 높은 임금 상승을 기대하기 어려운 시대죠.

또한 노동시장 유연화로 인해 직업 안정성은 약화되고, 정년 보장이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평균 수명 증가로 인해 살아갈 날은 길어집니다.

무섭지 않나요?

 

25세에 취업을 해서 55세에 퇴직을 한다면, 돈을 버는 기간은 30년입니다.

55세 이후에 우리는 얼마나 살아갈까요?

요즘 평균 수명을 생각하면 퇴직 후 적어도 30년은 더 살아갈 겁니다.

그렇다면 인생에서 돈을 버는 기간은 30년이지만, 돈을 쓰는 기간은 60년이 됩니다.

돈을 쓰는 기간에 비해, 돈을 버는 기간이 너무 짧죠.

돈 버는 기간을 늘리기 위해 55세 이후에도 계속 일을 할 순 있습니다.

다만 재취업을 해서 이전과 같은 급여를 받기는 현실적으로 힘듭니다.

55세 이후 수입은 줄어드는데 지출할 곳은 많아집니다.

매월 필요한 생활비 이외에도, 자녀가 있다면 자녀의 대학등록금이나 결혼비용이 필요할 테고,

자녀가 없더라도 본인 혹은 부모님의 아픈 데가 늘어나면서 병원비 지출이 늘어갑니다.

55세 이후 계속해서 일을 하며 지출을 충당한다고 하더라도 언제까지 가능할까요?

70세? 75세? 그 이후로는 일자리를 구하기도 어려울 뿐더러, 체력적으로도 일을 하기 힘들어 질 겁니다.

그리고 병원비는 더 많이 필요할 테고요.

생각만 해도 암담하지 않나요?

정말 무서운 건, 지금까지 말한 것이 통계에 기반한 사실이라는 겁니다.

출처 :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고령층 부가조사

 

2024년 통계청은 55세~79세 고령층을 대상으로 ‘경제활동인구조사 고령층 부가조사’를 실시했습니다.

조사 결과를 보면 가장 오래 근무한 일자리에서 은퇴한 연령은 평균 52.8세라고 합니다.

고령층의 51.2%가 연금을 수령하고 있지만, 월평균 연금 수령액은 82만원에 불과했습니다.

국민연금공단의 ‘2021년도 중고령자 경제생활 및 노후준비 실태’보고서를 확인해보니,

노후에 평범한 삶을 유지하기 위한 적정 생활비를 묻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

부부 기준 평균 277만원이고, 개인 기준 평균 177만원이네요.

연금 수령액 82만원으로는 노후 생활을 유지하기에 턱없이 부족하죠.

그래서인지 고령층의 69.4%가 계속해서 근로하기를 희망하였으며,

근로 희망 사유는 ‘생활비에 보탬’이라는 답변이 55.0%로 가장 많았습니다.

고령층의 60.6%는 여전히 경제활동을 하고 있으며, 이들의 평균 희망 근로 연령은 73.3세입니다.

요약하자면, 다니던 직장에서 53세에 퇴직한 후, 생활비를 벌기 위해 20년 정도 더 일을 하다가,

73세에야 진짜 은퇴를 하는 사람이 대다수라는 애기입니다.

 

‘자연은 후손들로부터 잠시 빌린 것’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돈도 이와 같습니다.

현재의 내가 버는 돈은 미래의 나로부터 잠시 빌린 것입니다.

현재의 내가 번 돈은 현재의 나와 미래의 내가 함께 사용해야 할 돈입니다.

지금 버는 돈을 현재의 내가 다 써버리고, 퇴직 후 노후 생활을 위해 필요한 돈을 미리 준비해놓지 않는다면,

미래는 굉장히 가혹한 모습으로 펼쳐질 겁니다.

 

저성장 시대와 노동시장 유연화 그리고 평균수명 증가라는 변화 속에서,

아무런 대비 없이 현재를 살아가다간 미래에는 경제적 어려움에 직면할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지금 버는 돈을 어떻게 사용할지,

미래의 경제적 안정을 위해 어떻게 돈을 모으고, 불리고, 지킬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합니다.

이제 재테크는 선택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필수 조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