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장 재테크의 계기 - 2) 운이 들어오면, 잡을 수는 있고?

 

 

체스나 바둑은 실력만으로 승패가 결정되는 대표적인 게임입니다.

반대로, 복권은 오직 운으로만 결과가 결정되죠.

이는 극히 예외적인 경우이며, 대부분의 세상 일은 운과 실력이 결합한 결과입니다.

사업에서도, 스포츠에서도, 정치에서도, 투자에서도 실력만으로 결과를 예측할 수 있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때로는 운이 실력보다 결과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아 보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재테크는 재물운이 따르지 않으면 안되는 걸까요?

 

운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운칠기삼'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성패는 운에 달려 있는 것이지 노력에 달려 있는 것이 아니라는 말로,

아무리 노력해도 일이 이루어지지 않거나, 노력을 들이지 않았는데 운 좋게 어떤 일이 성사되었을 때 쓰는 말입니다.

이처럼 세상 모든 일을 운이 결정한다고 생각한다면, 어떠한 의지도 행동도 의미를 잃습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행동경제학자 대니얼 카너먼은

'길게 봤을 때 행운과 불운은 교대로 나타나고, 인생의 운에도 평균회귀 법칙이 적용된다'라고 말했습니다.

행운과 불운은 누구에게나 다가옵니다.

하지만 미리 대비하여 실력을 갖춰놓지 않으면, 운이 다가온지도 모르고 놓쳐 버립니다.

저는 ‘운칠기삼’을 다르게 해석하고 싶습니다.

결국 운이 70%라 하더라도, 실력인 30%가 있어야 운이 완성됩니다.

운이 중요한 것은 맞지만, 그 운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실력이 있어야 부를 잡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실력은 준비된 사람에게만 주어지는 것입니다.

 

우리집이 부자가 되지 못한 건 재물운이 따르지 않아서가 아닙니다.

재물운은 분명 몇 번이나 찾아왔습니다.

다만 다가온 운을 붙잡아 기회로 활용할 수 있는, ‘좋은 선택’을 할 실력이 부족했습니다.

부동산을 매매할 때 투자 관점에서 미래 발전 가능성이 높은 지역을 충분히 분석했다면 더 ‘좋은 선택’을 할 수 있었습니다.

은퇴 이후 안정적인 현금 흐름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퇴직금 전부를 위험한 자영업에 투자하는 것보다 더 ‘좋은 선택’을 할 수 있었습니다.

 

“과거에 매달리지 말고, 미래를 원망하지도 말라.

과거는 이미 사라졌고, 미래는 아직 오지 않았느니라“

- 불경

 

지나간 과거를 붙잡고 ‘이럴껄! 저럴껄! 그럴껄! 그랬더라면!’하며 후회해도 과거는 바뀌지 않습니다.

다가오지도 않은 미래에 겁먹고 ‘어차피 안될거야! 세상은 운이 전부야!’라며 도피하기보다,

제가 원하는 미래를 만들기 위해 지금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했습니다.

우리 집은 무엇이 부족해서 좋은 선택을 하지 못한걸까.

앞으로 좋은 선택을 하기 위해서 무엇을 준비해야할까.

회귀물의 주인공이 아닌 저는 미래를 알지 못하기에, 언제 어떤 형태의 운이 다가올지 알 수 없습니다.

그렇지만 운이 찾아 왔을 때, 이를 인지하고 ‘좋은 선택’을 할 수 있는 통찰력을 기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재테크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인디언의 기우제는 절대 실패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비가 올 때까지 기우제를 지내니까요.

기우제를 지낸다고 비가 오는 데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것도 아닌데,

비가 올 때까지 기우제를 지낸다니 참 미련해보이죠.

하지만 거기엔 분명히 의미가 있습니다.

부족장은 기우제 의식을 통해 리더로서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를 모든 부족원들에게 보여주고,

부족원들이 희망과 믿음을 잃지 않도록 독려합니다.

이 과정에서 공동체의 단결과 협력이 이루어지며, 힘든 시기를 이겨낼 힘이 생겨나죠.

또한 비가 올 때를 대비하여 물을 보관할 방법을 마련하고,

수로를 정비하는 등 미래를 위해 필요한 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동기부여를 해줍니다.

 

재테크 공부 또한 이와 같습니다.

재테크 공부를 한다고 저절로 돈이 생기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재테크 공부를 통해 목표를 세우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하며,

원하는 미래를 만들어가기 위한 준비를 하나씩 해나갈 수는 있습니다.

그렇게 하다보니, 어느새 비가 내리기 시작하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