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의 장단점

결혼은 꼭 해야 한다는 사람도 있는 반면
결혼과 죽음은 최대한 미루는 게 좋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결혼생활에 너무나 만족하는 사람도 있고
결혼한 것을 너무나 후회하지만 여러 가지 사정으로 이혼은 못하고 어쩔 수 없이 사는 사람도 있습니다.
같은 행위에 대해서 이렇게 극명하게 의견이 갈린다는 게 참 신기하기도 합니다.
결혼의 장단점에 대한 저의 생각은 이렇습니다.

우선 장점입니다.

1. 더 괜찮은 사람이 됩니다.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는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지잖아요
연애할 때는 좋은 모습을 데이트할 때 만 유지하면 됐는데,
결혼을 하고 항상 붙어살다 보니 일상생활 전반에서 좋은 모습을 유지하게 됩니다.
집에서 부인과 함께 있으면 집안일을 하거나, 운동을 하거나, 독서를 하는 등
생산적인 활동을 합니다.
그러다 막상 부인이 어디 나가면 누워서 뒹굴거리고, 하루종일 스마트폰이나 보면서 시간을 허비하기도 합니다.
그럴 때마다 생각하는 게, 전 결혼을 안 했으면 정말 게을러졌을 것 같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마음으로,
성실하게 생활하면서 더 괜찮은 사람이 되어가는 것.
그게 결혼의 큰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2. 믿음직한 내 편이 생깁니다.

일상을 모두 공유할 수 있는 상대가 생겨
행복한 일도, 불행한 일도 모두 공유할 수 있습니다
나의 얘기에 진심으로 반응하며
같이 기뻐해주고, 슬퍼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게 정말 든든합니다.
날 응원해 주고 지지해 주는 사람과 함께 살면서
자신감이 생기고 자존감이 높아지는 게 느껴집니다
결혼을 한 후 확실히 삶이 안정을 찾았습니다.

이제 단점입니다.

1. 자유가 제한됩니다.

어떤 행동을 하기 위해 갑을관계로서 '허가'를 받아야 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배우자에게 모든 걸 '공유'해야 합니다.
만약 늦게 들어오거나 외박을 하거나 하면 당연히 미리 이야기해야 하고
이직을 하는 등 삶에 중대한 영향을 끼치는 행위라면 당연히 논의를 해야 합니다.
그러다 보면 순전히 제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는 게 없어집니다.

2. 일탈이 사라집니다.

힘들다고, 상사가 마음에 안 든다고 당장 직장을 때려치운다?
갑자기 훌쩍 여행을 떠난다? 이런 거는 절대 못하죠
내가 하는 선택을 혼자서 책임지는 게 아니고
그 영향을 받는 사람이 생기다 보니까 행동의 폭이 좁아지고 몸을 사리게 됩니다.
제가 신혼여행 가서 패러글라이딩을 하려고 했는데 못하겠더라고요
죽음이 무섭진 않았습니다.
오히려 큰 사고가 났는데 살까 봐 그게 더 무서웠습니다.
살아서 평생 병실에 누워있으면서
부인의 짐이 된다면 너무 미안할 것 같았거든요.
그래서 점점 쫄보가 돼 가고 있습니다.
모험심이 사라진 삶은 많이 단조로워집니다.

3. 내 시간이 줄어듭니다

결혼을 하게 되면 배우자만 생기는 게 아니라, 그에 수반하는 가족이 생깁니다.
일단 가족모임이 2배로 늘게 되죠.
친척들 경조사에 이런저런 가족행사가 많아져서 내 시간이 줄어들어요
그리고 부인과 가족이 최우선이 되다 보니 그 외의 것들을 등한시하게 됩니다
부인이 못 만나게 하는 것도 아닌데, 자연스레 친구를 덜 만나게 되더라고요
취미활동도 이전보다 덜하게 되고, 그전만큼 무언가를 하고 싶은 의욕이 생기지도 않아요
마음속에서 우선순위가 변해서 그런 것 같습니다.
저는 본투비 아싸에 극 I형이라서 애초에 사람 만나는 걸 별로 안 좋아하다 보니 크게 개의치 않는데, 
술자리를 좋아하고 사람 만나는 걸 좋아하는 E성향 친구들은
본인의 시간이 줄어드는 것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꽤 많이 받는 모습을 종종 봅니다.

결론

결혼은 안전벨트를 매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안전벨트를 매면 답답하고 구속되는 느낌을 받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만큼 안정감이 생깁니다.
그렇다고 결혼은 꼭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치킨을 싫어하는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누구에게 추천해도 욕먹지는 않을 음식이에요
그렇더라도 사람을 앉혀놓고, 입에 억지로 치킨을 쑤셔 넣는 건 폭력입니다.
누군가는 치킨을 싫어할 수도 있고, 싫어하지는 않지만 지금은 치킨을 먹기 싫을 수도 있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결혼을 꼭 해야 하네 말아야 하네 오지랖 피우는 것도
당사자에게는 폭력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결혼을 해보니 참 좋았습니다.
하지만 결혼엔 장점만 있는 게 아니고 확실한 단점도 존재합니다.
저의 경우에는 단점보다 장점이 더 크게 느껴지지만
누군가에겐 장점보다 단점이 더 크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결혼의 장단점을 잘 고려해서 결혼을 할지 말 지 잘 선택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