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읽기

회피성 표현 '것 같아요' 남용

재테크의 정석 2024. 1. 30. 15:57
반응형

[도청도설] 것 같아요, 왜 (naver.com)
[한마당-강주화] 존재의 집 (naver.com)
 
사람은 사고를 바탕으로 언어를 사용하고
언어를 통해 사고를 발전시킨다
하이데거는 이에 대해 '언어는 존재의 집'이라고 표현했다.
언어와 사고는 서로 긴밀히 영향을 주고받기에
한 사람이 사용하는 단어, 어투, 억양 등의 언어습관에는
그 사람의 가치관과 사고방식이 묻어 나온다.
그렇기에 사람의 생각을 살펴보기 위해서는
그가 사용하는 언어를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요즘 사람들은 말을 할 때도, 글을 쓸 때도
'것 같아요'라는 표현을 정말 많이 사용한다. 
'것 같다'는 추측, 불확실한 단정을 나타낼 때 사용하는 형용사다.
하지만 지극히 주관적인 개인의 감정을 묻는 질문에도 '것 같아요'로 대답을 하는 경우가 많다.
'맛있는 것 같아요. 행복한 것 같아요.'
음식을 먹고 기분이 좋았는지, 지금 행복한 지는
자신이 느끼는 분명한 감정으로서, 추측이나 불확실성이 끼어들 여지가 없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감정에 대해 말할 때조차도
어디선가 주워들은 것처럼, 타인의 의견을 차용한 것처럼 '것 같아요'를 붙인다.

언어에는 무의식적인 사고가 반영된다.
논술형 문제보다 오지선다 객관식 문제가 더 익숙한 우리는
정답과 오답을 가려내는 방법을 어렸을 때부터 배우며 자란다.
그러다 보니 모든 현상에 정답과 오답이 있다는 착각을 하게 된다.
'것 같아요'를 남용하는 데에는 오답을 골랐을 경우에 돌아올 지적과 비난에 대한 두려움이 담겨있다.
불확실하고 애매모호한 표현에는 책임을 회피하려는 모습과 타인의 판단에 의존하고 싶어 하는 타자성이 담겨있다.

언어는 행동을 만들어낸다.
'것 같다'는 표현을 자주 사용하는 만큼 
주체적으로 현상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판단하려는 의지는 작아진다.
생각에 힘을 싣고, 언어에 무게를 싣기 위해서
작은 언어습관부터 되돌아보고
신중하게 정확한 표현을 골라 사용하는 습관을 만들어보자.




반응형